'대통령불경죄'로 정보요원들에게 테러 당한 노은결 소령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3간담회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노은결 해군 소령의 모습.(출처 : 서울의소리 영상 갈무리)
20일 서울의소리 유튜브 영상을 통해 알려진 해군 의장대 소속 노은결 소령의 충격 폭로가 세상의 충격을 주고 있다.
요약하자면 노 소령은 윤석열 정부에 단단이 찍힌 죄목으로 비밀요원들로부터 사찰을 당한 것은 물론 테러까지 당했으며 아내를 성폭행하겠다는 협박과 딸에게 상해를 가하겠다는 협박 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폭로가 사실일 경우 내란 혐의에 이어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 날 노 소령은 MBC 출신 장인수 기자와 함께 폭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최근 아내와 딸을 향해 입에 담지도 못할 협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 가족들이 사찰당하고 있는 것을 알게 돼 용기를 내어 기자회견에 나섰다고 했다.
노 소령은 지난 10월 23일 오후 1시경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 병영생활관 8층에서 본인을 사찰하던 신원 불상의 인물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그 결과 계단에서 떨어져 부상을 당했고 군 의무조사를 통해 심신장애등급 7급, 장애보상등급 3급, 상이등급 6급으로 퇴역대상이 됐으나 전역부동의 및 계속 복무 신청을 해둔 상태이며 현재 재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 신원 불상의 인물은 자신에게 "대통령에게 충성 맹세하지 않는 종북불온세력, 빨갱이"라고 매도했고 본인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협박을 했는데 그가 보는 앞에서 아내를 성폭행하고 이제 겨우 두 돌된 딸은 얼굴에 큰 상처를 내어 평생 후회하도록 만들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한다. 노 소령은 자신이 이 사실을 폭로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럼 도대체 일개 해군 소령에 불과한 그는 왜 윤석열 정부에 단단히 찍힌 것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그의 말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와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1층에 들어서면 양쪽 벽면과 천장에 그림이 있었는데 그는 그 그림을 보고 "일반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무속, 주술 등과 관련된 그림처럼 느껴졌는데 그러던 중 노 소령은 행사 대기 중 경호처 소속으로 판단되는 인원들이 서로 "김건희 여사가 그림을 구입했다. 그림이 매우 비싸다. 무술이나 주술적인 의미가 있다더라"고 말하는 걸 우연히 듣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대통령실에 들어갔다가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될 경우 대통령실을 나와 자신의 휴대전화에 보이스 녹음 형식으로 들은 내용을 녹음했다고 했다.
본인이 사찰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건 올해 7월이었다고 한다. 그는 해군 관사인 바다마을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아파트 바로 옆에는 해군호텔이 있는데 해병대 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의 주범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올해 4월 해군호텔에 방문한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평소 해병대 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에 크게 분노해 왔던 인물이었기에 임 전 사단장의 모습을 본 이후 임 전 사단장이나 그와 닮은 사람을 보면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노 소령은 "당장 어떻게 사용하겠다기보다 그가 모른다고 했던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부인했던 사실이 나중에 드러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촬영했다"고 했다.
촬영한 사진은 차에 두고 다니던 태블릿 PC에 그 때 그 때 옮겨 백업을 해두었다고 한다. 올해 7월에도 임 전 사단장의 모습 촬영을 하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태블릿 PC로 사진 복사 작업을 하던 중 신원 불명의 남성 2명이 양옆으로 다가와서 자신을 제압하고 태블릿 PC와 휴대전화를 가져갔다고 한다.
또한 그들은 노 소령에게 "죽고 싶냐? 지금이라도 가족이 안전하고 싶다면 쓸데없는 행동을 멈추라"고 섬뜩한 경고를 했다.
이에 노 소령은 처음 겪는 일이라 많이 당황했으며 특히 가족을 해칠 수 있다는 협박에 두려웠다고 했다. 때문에 가족들이 자신으로 인해 걱정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자 이후로는 주변에 관심을 끊고 조용히 지냈다고 했다.
그러다가 지난 10월 22일 가족들과 함께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방문했을 때 화장실에 있었을 때 누군가 화장실 문밖에서 "내일 12시 병영생활관 9층"이라고 말한 것을 들었고 이 때 사찰 당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했다. 당시는 각종 녹취나 폭로가 뉴스를 도배하는 상황이었다.
노 소령은 "불상의 그 인원들도 제가 무얼 얼마나 알고 있는지 파악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제 가족들이 사찰을 당하고 해코지를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려 왔다. 어떤 식으로든 그들과의 관계를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용산 국방부로 갔다"고 밝혔다.
그런데 국방부에 가는 도중 혹시나 일이 잘못돼 봉변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제보메일을 작성해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이종원 씨의 시사타파TV에 미리 보냈다고 했다.
이후 노 소령은 동문 행정안내실에서 출입 조치를 받아 병영생활관으로 곧장 갔고 한참을 기다렸는데 갑자기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남자가 나타나 욕을 하는 동시에 그의 복부를 가격하며 "어디까지 알고 있느냐", "누가 또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에 노 소령은 "가족은 전혀 모르고 이제 그만 하려 한다"고 답했는데 선글라스의 남성은 다른 곳에 제보한 적 없는지 캐물었다고 했다. 노 소령은 제보한 적 없다고 잡아뗐으나 신원미상의 남성은 노 소령의 핸드폰을 빼앗아 뒤져보기 시작했고 곧 그가 제보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그 남성은 불같이 화를 내며 가지고 온 전선 줄을 꺼내 노 소령에게 계단에 묶으라고 시키며 계단 난간 바깥쪽에 매달리도록 시켰다고 했다.
겁에 질린 노 소령은 저들과의 관계를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모든 지시에 저항 없이 따랐는데 그가 계단 바깥쪽에 매달리자 멀티탭 전선으로 그의 목을 묶었다고 한다. 신원불명의 남성은 “여기서 떨어져 봐야 죽지 않고 허리 병신 정도만 된다.
오늘은 경고로 끝내겠지만 다음번에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면서 ‘네가 아는 게 뭐냐’고 물었고 노 소령은 ‘아는 게 없고 그만 끝내고 싶다’고 했는데 그 남성은 노 소령을 도발할 생각인지 앞서 말씀드린 참담한 말로 그의 가족들을 협박했다. 그 말에 흥분한 노 소령도 소리치며 계단을 넘어가기 위해 저항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그는 노 소령을 때리기 시작했고 결국 노 소령은 계단에서 떨어져 허리를 비롯한 온 몸의 충격으로 정신을 잃었다가 그날 저녁에 발견돼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노 소령은 "군인으로 복무하며 임성근 사단장에 대한 분노로 그의 사진을 찍은 게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건 잘 안다.
하지만 저와 제 가족을 불법적으로 사찰하고 아내와 딸의 안전을 협박하고 나아가 저를 폭행한 건 용서받을 수 없는 국가 폭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아울러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그 정체불명의 남성에게 자수와 양심고백을 할 것을 부탁했고 대통령실 경호처를 향해서도 국방부의 수사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이상의 노은결 소장이 말한 내용이 사실일 경우 결국 '대통령불경죄'라는 황당한 죄목으로 국가가 현역 군인을 사찰, 폭행한 것도 모자라 살해하려 시도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그 '대통령불경죄' 역시도 김건희 여사가 구매해 붙여놓은 그림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가진 것과 해병대 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에 분개해 책임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촬영하려 한 것 외에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체불명의 정보요원으로 보이는 인물들은 노 소령을 "대통령에게 충성 맹세하지 않는 종북불온세력, 빨갱이"라고 매도하며 살해하려까지 시도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행태가 노 소령 외에 또 더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공정과 상식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던 윤석열 정부는 불공정과 비상식이 판치는 정부였으며 살벌하기 그지 없는 독재정권이었음이 다시금 드러났다.